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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Discussion] 국정과제 1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연착륙방안

14 9월 [IF Discussion] 국정과제 1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연착륙방안

[국정과제 1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연착륙방안]

9월 14일(목) 오전 9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개최된 두 번째 노동정책 토론회 <국정과제 1호,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연착륙방안>은 김기식 소장(더미래연구소)이 사회를 맡았고,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남인순, 박홍근, 유은혜, 진선미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참석했다.

발제는 노광표 소장(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 맡았다. 노 소장은 지금의 비정규직 양산은 1990년대 행정 개혁의 주도적 이념이었던 ‘효율성’ 중심의 신공공관리론에 기초하여 기업가형 정부, 혹은 기업문화로의 급격한 전환에서 시작되었다고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은 이러한 효율성 중심에서 노동과 인간 중심으로의 전환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20일 발표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대해 노 소장은 새 정부의 정책이 과거 정책보다 진일보한 것이 사실이며, 1차적으로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순차적으로 처우개선의 추진 및 정규직 전환 범위를 확대하도록 하여 갑작스런 시행으로 인한 혼란과 부담을 완화하고자 하였다는 점, 획일적 추진이 아니라 각 기관의 상황을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 일방적인 추진이 아니라 노사 간의 협의를 충분히 거쳐 부작용을 줄이고 정책의 수용성을 높이고자 하였다는 점,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규직 전환에 대한 지원 및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의 예외 사유, 무기계약직 문제, 자회사 설립에 따른 직접고용의 회피 문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노동자들의 임금수준 및 체계의 문제, 순차적 시행에 대한 문제 등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우려스러운 점들을 지적하고 동시에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을 양산해 온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 소장은 현재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있어 주요 쟁점으로 무기계약직과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화 문제를 지적하고 이들이 중규직화되거나 또 다른 차별을 받지 않도록 이러한 문제들을 최소화하고 내부화하되 직군별 임금체계(직무급) 도입 등 임금체계 전반에 대한 검토를 통해 단일 호봉제, 연공급 체계 하에서 갖는 인건비의 급격한 증가와 이에 따른 재정적 지속 가능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앙차원의 노사정 대화와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 청년 고용 등 공정채용 보장에 문제제기가 있지만 이것이 남용되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본래 정책 취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비정규직의 전환을 원칙으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노조의 연대의식과 노력, 양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규식 연구위원(한국노동연구원)은 새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서 새 정부가 힘있는 초기에 과감하게 펴라는 주문과 동시에 새 정부가 차분하게 준비하여 하나하나 정책을 펴는 것이 좋다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정책적 요구가 있다고 말하면서, 새 정부가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맞지만 재정적으로 그리고 민간부문과의 비교가능성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공공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져야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연구위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에서 차별과 차이(차등대우)는 구분해야 하고 상시지속업무라 해도 모두 같은 업무가 아니라 숙련도, 지식, 경험, 책임성, 난이도, 위험도, 노동환경 등에서 성격과 내용이 매우 다른 수많은 업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처럼 서로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에게 똑같이 획일적으로 임금을 지급하고 처우를 제공하는 것보다 그 차이만큼 차등대우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사업장 단위별로 적용될 경우, 기관별로 임금이 다른 문제가 발생함으로 사업장을 넘어선 공공부문 전체에 적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 연구위원은 발제자와 달리 정규직 전환은 사람이 아니라 업무를 대상으로 해야 하고 근무 중인 사람뿐만 아니라 근무했거나 신규 지원자에게도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채용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절차적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좋은 정책 취지도 훼손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 전환 효과, 호봉제, 각종 수당 추가지급 혹은 생활임금 1만원(월 240만원 최저한도)을 실시할 경우 임금수준이 크게 높아져서 향후 재정적 부담과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음으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성태 교수(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은 품격 있는 노동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존중과 협치, 포용이 중요하며 비정규직에 대해 ‘필요시 사용하되, 사용시 보상’하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상시성과 공정성 모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정채용이 업무수행 자격 및 기회 균등을 보증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작동하는 한편 경력으로 업무수행 자격을 보충하는 방식을 제언하였다. 또한 공공부문이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질 개선의 모범 사례가 되어야 하는 동시에 일자리의 지속가능성 제고의 사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별없는 일자리를 위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 외에도 기관별, 직급별, 근속연수별 격차들을 줄여가야 하고 초기업 협약을 통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호 운영위원(더미래연구소)은 지금까지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행보는 비정규직 문제를 공공부문에서부터 정부가 책임있게 직접 풀어가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것으로 발제자의 긍정적 평가에 동의했다. 하지만 무기계약직, 자회사 방식 등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던 발제자와 달리 이 운영위원은 정규직화에 대해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공급자의 관점에서 워킹맘 등 여성노동자와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8시간미만 시간제 무기계약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회사 방식에 있어서도 서울시가 추진했던 다양한 사례를 참조하여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비용에 있어서는 기존 정규직의 총인건비 절감 방안 모색, 고령화에 조응하는 노동시간 단축, 임금피크제 결합형 고용모형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일종의 고용연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방안을 수용해야 하며, 무엇보다 기존 정규직은 실노동시간단축을 전제로 한 총액인건비의 축소에 동의하고 비정규직은 정규직화를 전제로 한 단계적 처우개선 등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민간 부문으로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연대’ 사회협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정책실장(공공운수노조)은 발제자와 마찬가지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양산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진단과 제도 개선의지 및 방안 모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효성 있는 당사자 협의 과정 및 협의 구조가 미흡하고 지난 박근혜 정부 집권 기간 동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가이드라인 제시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박 정책실장은 정규직 노동조합의 소극적인 행태에 대한 발제문의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여가 우선된 상태에서 노동조합의 협조를 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책 성공을 위해 공공기관 운영제도 전반의 개혁이 병행되어야 하며, 단계적이고 꾸준한 개혁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무엇보다 정책 추진 과정에 고용노동부만이 아니라 기획재정부, 행정안정부 등 관리부처가 함께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해당 부처 차원에서 지침 실행이 이루어져야 하며 정규직 전환에 따른 예산 반영 등 방침이 분명히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길수 공무원노사관계과장(고용노동부)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자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이학영 의원의 토론은 현장토론으로 대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