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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Discussion] 일자리 정부의 사회적 대화전략,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

18 9월 [IF Discussion] 일자리 정부의 사회적 대화전략,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

[일자리 정부의 사회적 대화전략,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정책의견·정치행동 그룹인 더좋은미래와 독립 민간 싱크탱크 (재)더미래연구소는 9월 21일(목)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일자리 정부의 사회적 대화전략,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기존 노사정위원회의 문제점과 사회적 대화의 한계, 일자리 정부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과 목표, 노사정위원회의 재편방안과 사회적 대환의 실행계획 및 로드맵 등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회는 김기식 소장(더미래연구소)의 사회로 진행됐고, 장홍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정문주 정책본부장(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이창근 정책실장(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남신 소장(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형준 연구실장(한국경영자총협회), 이원재 기획이사(여시재), 황규성 교수(한신대학교)가 참여했다.

발제는 장홍근 선임연구위원(한국노동연구원)이 맡았다. 장 연구위원은 노사정위원회가 1987년 노동체제 이래 90년대 경제위기를 겪으며 우리나라 최초 중앙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설립된 것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회적 대화는 96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통한 초보적 수준의 ‘형성·자율형’대화에서, 98년 2·9 사회협약을 통한 ‘대응·자율형’대화로, 09년 경제위기 직후 노사민정 합의에서‘대응·동원형’을 거쳐 2015년 정부 주도하 노사정합의가 열렸던 ‘형성·동원형’대화 방향으로 퇴행하는 궤적을 그려왔다고 비판했다.

장 연구위원은 노사정위원회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계급 갈등의 제도화 및 경제사회 정책의 조율 가능성이 생긴 것 등은 그간의 사회적 대화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참여 노사단체 주체의 대표성 문제, 정부 주도 하 참여한 노사 주체의 정책 역량 및 과정관리 능력의 한계, 노사정간 불신의 누적 및 신뢰의 훼손은 현실적 한계로 지적했다.

장 연구위원은 그러한 한계의 원인을 1)구조적 차원과 2)주체의 전략과 행위차원으로 나누어 진단했다. 먼저, 구조 차원으로 ‘조직된 중앙 노사단체의 취약성, 계급적 균열구조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 및 의회구조, 노사정위가 주요 정책 결정기구와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 기능적 탈구 문제, 대기업 중심의 기업별 노조체계와 교섭구조로 인해 합의가 산업현장과 유리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주체의 전략과 행위차원에서는 ‘노사정의 근시안적 이익 극대화 추구, 노동계의 양보나 타협보다 선명성과 투쟁성을 우선시하는 행태, 정부가 부담스러운 정책 현안을 노사정위원회를 이용하여 떠넘기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등을 지적했다.

1987 노동자대투쟁으로 1987노동체제가 형성되면서 초기 우세했던 민주화 동력이 약화 소진되고, 자유화 동력이 민주화 동력을 압도하는 질서로 재편되는 와중에 1987체제는 노동기본권에 대한 제도적 장애물을 제거하고, 그간 한국형 사회적 대화의 경험을 축적해온 긍정적 성과들을 달성하게 했지만, 노사관계의 자율주의 퇴조와 이중적 사법화 경향 및 민주노동운동의 기득이익집단화 및 국가 주도형 사회적 대화 형태 등 부정적 유산도 남겼다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1987 노동체제는 민주적·협력적 노동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고, 성장의 과실 및 안정성은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사에 귀속된 반면 그에 따른 고통과 비용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 전가되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 사회의 대안적 노동정치, 대안적 사회적 대화 체제의 모색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연구위원은 이러한 흐름 하에서 현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경제사회 주체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데, 이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서만 달성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현재 시대정신과 사회적 대화와 관련된 국정 과제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고 평가하고, 종래 국가 주도 방식을 탈피하여, 이해를 대변하지 못했던 집단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형성·자율형 사회적 대화 유형’으로 재정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편 방향으로서 중앙 사회적 대화와 메조 레벨(지역 업종) 사회적 대화의 유기적 연계 및 병행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2단계론>과 <병행론>을 제시했다. 먼저 2단계론은 업종 등 메조레벨 대화와 타협에 집중하고 성공의 경험이 축적 되어 노사정 간 신뢰가 회복되면, 그 후 중앙 사회적 대화 체제를 구축하는 단계론 접근법을 택하자는 주장이며, 병행론은 보건의료, 공공부문, 금속, 자동차업종 등에서 진행 중인 중위 수준 사회적 대화 및 타협과 중앙 사회적 대화 체제 재편을 위한 논의와 작업이 병행되어야 함을 뜻한다.

요약하자면, 사회적 대화기구의‘전면적’재건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 및 중소상공인 등 참여 주체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며, 운영에 있어서 사회적 기구의 명칭과 조직 위상 등을 바꾸고, 대통령 직속의 범부처적 중앙사회기구로 재편하며, 예산과 인력 등의 차원에서 독립성을 제고하고, 합의 결과의 법제화 및 이행을 최대한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과 합의 중심의 기구 운영을 “협의”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대화의 성공 요건으로 의제 영역을 산업, 복지 등 전반에 걸쳐 유연하게 확장하고, 시대적으로 중요한 전략적 의제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제 후보군으로서‘소득주도성장 혁신형 국가로의 전환,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와 동반성장’등을 제시했고, 무엇보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집단 무의식에서 벗어나서 경제사회 및 시민사회 주체들이 정부와 더불어 시대적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있는 주체로서 사회적 대화와 협력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토론자 정문주 정책본부장(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2017년은 1987년 이후 새로운 노동체제를 구축할 가장 역동적인 해이며, 최저임금 대폭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새정부의 노동프랜들리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인천공항 사례처럼 이해당사자의 협의 없이 일방적 추진된 문제 등 우려의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발제자와 같이 대통령이 참여하는 경제사회대표자회의로써 사회적대화체계를 전면 재구축해야 하며, 사회적 대화기구가 독립적 위상을 가질 수 있게 명칭을 변경하고 의제를 확대, 대표성을 제고, 산업·업종·지역별 상설대화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뢰를 조성하고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창근 정책실장(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보수정권 9년간 노정·노사관계가 파국에 이르렀으며, 노사정위원회는 정부 정책 집행을 위한 ‘들러리 기구’가 되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사관계의 진전을 위한 산별교섭은 기업단위 교섭을 강제하는 법제도의 문제로 인해 정체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정책실장은 노사관계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지향해야 하며, 다층적·중층적 교섭구조를 활성화 시킨다는 방향 아래 세부적으로 노정간 직접 교섭의 정례화, 산업·업종별 교섭구조 마련과 활성화, 산별교섭 등 초기업단위 단체교섭 활성화·제도화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남신 소장(한국비정규노동센터)은 발제자의 1987 노동체제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 동감하며, 사회적 대화의 실패를 중요한 요인으로 판단한 문제의식에도 동의했다. 또한 사회적 대화 유형으로서 ‘형성 및 자율형’ 대화로 재정립이 필요하고 사회적 대화기구가 전면적으로 재건축 되어야 한다는 것에도 적극 동의했다. 무엇보다 비정규직/여성/청년 노동문제를 우선순위로 의제화 하고, 당사자 요구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만 각 단위별 대표성을 담보할 방안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양대노총이 공조하고 노정이 신뢰를 쌓으며 출발하는 것이 사회적 대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마무리했다.

이형준 연구실장(한국경영자총협회)은 노사정위원회의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사회적 대화에서 1) 서로 의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이 중요함에도 합의라는 결과에 치중하여 참여주체 간 불신을 초래했다는 점과 2) 노동계의 대표성 한계와 중소기업 및 영세사업자들의 참여가 배제되어 있었던 점을 비판했다. 또한 노사정간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인데도 국회에서 입법이 이루어지거나 하는 등의 누적된 신뢰훼손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꼽았다.

향후 사회적 대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노사정위원회가 실질적 책임 분담과 신뢰 증진의 관점에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은 구체적 세부사항보다는 “기본 원칙 및 방향에 관한 합의”가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며, 향후 직면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불확실성까지도 고려하는 포괄적이며 미래지향적 관점에서도 사회적 대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기획이사(여시재)는 최근 일자리와 관련한 담론을 놓고, ‘노노(노동자간) 갈등 및 청청(청년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데, 당사자들과 ‘좋은일’과 ‘미래의 노동’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사회적 대화로서 선행되어야만 앞으로의 갈등 요인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사정위원회의 역할은 다음 세대의 노동 담론을 시민 사회 전체와 논의하는 기구로 자리매김하고, 달라진 환경에서의 노동 담론을 의제화 하며, 최소한의 비전에 합의하여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기구가 되어줄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황규성 교수(한신대학교)는 발제문에서 노사정위원회가 전면적 재건축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며,‘기억의 정치’라는 관점으로 노사정위원회를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즉, 각 행위자의 기억의 차원에서, 노동계에서 노사정위원회는 들러리 서서 당한 곳, 정부에게는 부담스러운 정책 현안을 사회적 대화기구에 넘겨 정당성을 확보하는 통로, 비정규직에게는 정규직 중심으로 이중화를 체계화 시키는 곳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노사정위원회가 미래만들기 정치가 작동하는 공간이 되려면 다음 3가지, 즉 기억의 정치에서 공감의 정치로(냉정한 자기반성을 통한 인정과 치유의 시간), 공감의 정치에서 가능성의 정치(참여자 및 의제의 확대, 합의이행 약속 등)로, 마지막으로 가능성의 정치에서 미래형성의 정치(여러 의제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작업)로 이행하는 단계가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황 교수는 결론적으로 노사정위원회가 단기 성과주의가 아닌 장기적 안목을 가질 것과 선언적 수준에 그치더라도 중앙단위에서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