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은 우리가 알고도 그냥 넘겼던 공연예술계의 묵은 관행에 대해 다시 질문하게 만들었다. 빈 좌석으로 공연하느니 차라리 공짜티켓이라도 뿌려서 좌석을 채우고 가자는 관행, 후원하는 기업에 공짜티켓은 너무 당연하다는 관행, 공연계를 지원하는 고위 공무원들을 초대하는 것은 오히려 영광이라는 관행이 과연 올바르고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었다. ...
‘관료주도 계획경제’의 폐해는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가? 비교경제학, 경제체제론 교과서는 이에 대해서 일치된, 그리고 합의된 해답을 제시한다. 그 해답은 ‘민주적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 그리고 ‘민주적 시장경제’의 진짜 본질은 관료들이 독점하고 있는 ‘폭력=규제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 그 자체이다....
한국형 싱크탱크 체제는 지금 '완성'이 아니라 '붕괴'되고 있는 중일 지도 모른다. "인구 절벽의 시대", "대공포와 초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풀어야 하는 문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질문도, 대답도 단기적, 파편적, 현상적 수준에서 그저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추석을 지나면서 각종 대통령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를 굳히고 있다. 스스로도 사무총장 임기를 끝내고 내년 초에 한국으로 돌아와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할 것이라고 은연 중에 시사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지지율 1위의 반기문이 어떤 정책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졌는지 아는 것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사회적 동의와 신뢰에 기반한 권위를 통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통령이라는 지위 권력에 주로 기대는 헤드십에 가깝다. 이념과 조직적 자원, 그리고 목표와 결과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낡은 이념과 계파에 기대어 기득권 체제의 유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정치적으로 중요한 물음은 "왜 그러하냐"라는 물음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라는 물음이다....
함경북도의 홍수 피해가 심상치 않다. 유엔기구는 50~60년 만에 최악의 수해라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도 인도적 지원을 시작했다. 그러나 ‘또 하나의 코리아’에서는 ‘침묵’만이 흐른다. 북한 정권의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는 넘쳐나지만, 인도주의의 목소리는 없다....
타인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여유를 가져보지 못한 이들이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신이 번 돈을 자신에게 투자할 여력도 없는 이들이다. 가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20%가 넘고, 가계소득의 80% 이상을 주거비와 교육비에 써야 하는 나라에서 가장으로 살아간다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다....
흥미롭게도 <입에 풀칠도 못하게 하는 이들에게 고함>, <듣도 보도 못한 정치> 두 책 모두 '신뢰와 연대'로 마무리된다. 과연 '새로운 정치'로 '어려운 문제'의 해결이 가능할까?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신뢰와 연대'로 시작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그것은 우리에게 여전히 익숙한 가치이기 때문이다....